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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소리가 청풍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만들었다. “고작. 이만큼 왔는가.”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청풍의 얼굴이 크게 굳어졌다. 그가 돌아본 곳.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서영령의 내상을 돌보는데 걸린 시간이 생각보다 길었던 모양이다. 정검대가 나서준 것이 무색하게도.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결국 이렇게 잡히고 마는가. 물 위를 걸을 만큼의 신법.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확실히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속도를 보였으리라. 처음부터 예정 되었던 일인지. 어쩌면 파검존 육극신은 그저 명목상으로만 시간을 준 것이었는지도 몰랐다.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다시 오라. 아직 그 검의 날카로움을 보지 못했다.” 오연한 얼굴.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육극신의 눈은 만인의 위에 올라선 군림자의 눈이다. 이제는 정말 끝이다.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그녀는. 죽이지 마시오.” 백호검 검자루에 손을 올리며 단호한 한 마디를 남겼다.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곧바로 쳐다보는 젊은 범의 눈빛에, 육극신의 입가가 다시 한번 올라갔다. “그런 것을 이야기할 입장이었던가.”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통하지 않는다. 이 자는. 모든 것을 내키는 대로 하는 자다. 세상 천지에 거칠 것 없이 살아온 무적자의 기도가 그의 온 몸에 넘쳐흐르고 있었다.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죽인다고 했으면. 죽인다.” 무서운 자.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집법원 정검대 검사들이라도 무사해야 할 텐데. 이 육극신이 그냥 지나쳐 왔기만을 기원할 수밖에.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그도, 그녀도. 여기서 죽을 운명인 것 같다.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사활을 건 마지막 싸움인 것이다. ‘그래도.’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오른발을 앞으로. 몸을 슬쩍 숙이고 뒤에 둔 왼발에 강력한 탄력을 모은다.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싸워야지.’ 죽더라도, 긍지로서 죽는다.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이길 수 없더라도 백호검주, 아니, 사부님의 제자로서 장대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의 마음이 의지가 되고, 진기가 되어 뽑히지 않은 검 끝에 머물렀다.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스릉. 치켜드는 파검. 가볍게 뻗어내는 파검공진격에 청풍의 백호무가 큰 한 발을 밟았다.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터어어어엉! 강력한 진각, 아직도 검은 뽑히지 않는다.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공진격의 소용돌이 이르러, 금강탄 백광이 백호무의 첫 일격을 발한다. 일그러지는 공기, 청풍의 검격에 무지막지한 충돌음을 울렸다. 콰아아아앙!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청풍의 도복이 제 멋대로 찢겨 나갔다. 날카로운 검에 베인 듯, 온 몸에 새겨지는 상처, 그럼에도 전진한다. 상처입은 범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화악. 웅웅웅웅.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청풍의 백호검이 커다란 검명(劍鳴)을 울렸다. 백호무.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백호천후(白虎天吼). 무아지경으로 떨쳐내는 검격에 휘몰아치는 금기(金氣)가 눈에 보일 듯한 백색 기운을 만들어 냈다.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쾅! 콰콰콰콰콰. 흩어낸다.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파검마탄포다. 왼 손을 앞으로 내 뻗고, 오른손으로 몰아치는 파검포(破劍砲)에 회심의 일격이 무산되고 있는 것이다.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꽈앙! 터어엉. 튕겨나가 비척비척 몸을 가누는 청풍이다.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또 다시 울컥 뿜어낸 핏덩이가 제법 크다. 중한 내상, 단숨에 나 버린 승부였다. 비틀.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흔들리는 몸을 억지로 세우며 가슴을 폈다. 죽는다. 이번에는 진정 끝이었다. 절망에 빠져드는 그의 눈.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그 때. 바로 그 순간을 기억한다.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아니지. 그래도 끝까지 해 봐야 되는 것이다.” 이 목소리.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청풍의 고개가 확 돌아갔다. 다가온다. 백의에 백관. 긴 머리.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을지백, 을지백이 거기에 있었다. “하지만.......그 꼴로는 무리겠군.”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웃음을 보이는 을지백. 그가 청풍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백호검을 넘겨라.” 홀린 것처럼 백호검을 건낸다.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부드럽게 움직이는 백호검, 을지백이 쥔 그것은 그제서야 제 주인을 찾아가기라도 한 듯, 진중한 울림을 울렸다. “백호무까지 뽑아냈더군. 잘 했다. 가르치길 잘했어.”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귀를 의심토록 만드는 말. 을지백의 얼굴, 다시 볼 수 있을까. 김씨네이야기 ◀ 김씨네이야기 불안한 예감이 청풍의 머리 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무당파, 청안의 명왕공을 기억하라. 그와 같은 자가 곧 모든 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