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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발력◀ 그래서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
별개로, 죽립인의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었다. 다가드는 청풍을 뒤로 한 채, 다음 비검맹 무인을 향하여 발을 옮긴다. 쳐내는 검이 가볍고 절묘했다. 순발력 청풍의 검처럼 격렬하지도, 막강하지도 않았지만, 맥을 끊는 검첨(劍尖)이 극도로 정교했다. 싸아악! 순발력 피륙을 가르는 소리는 무척이나 날카로웠다. 잔인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손속에 자비가 있는 것도 아니다. 발에 깃든 암향(暗香), 검에 깃든 검향(劍香), 군더더기 없는 솜씨였다. 순발력 “커억........!” 육검(六劍). 순발력 세 명의 무인들을 제압하는데 쓰인 것은 여섯 초식의 검격이 전부였다. 뿌려지는 검들을 막는데 일초 씩, 허점을 잡아 내치는데 일초 씩. 순발력 한 명에 이(二) 검(劍)으로 족했다. 싸움을 알고, 투로를 깨우친 남자이기에 그렇다. 고수였다. 순발력 “아직 미숙해. 이 정도는 예측하고 미리 대비를 했어야지. 악인(惡人)들은 항상 어떤 일을 벌일지 모르는 것이니까.” 이 목소리. 순발력 청풍의 눈이 크게 뜨여졌다. 잘 알고 있는 목소리이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들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목소리이기도 했다. 순발력 죽립인의 정체를 알아채고 놀라워할 때다. 갑작스럽게 들려온 비명소리가 두 남자의 고개를 한 쪽으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순발력 “아악! 사, 살려주시오!” 뱃머리 쪽이다. 순발력 선주의 목소리였다. 겁을 먹고 내지르는 그의 외침 뒤로 함산마두의 고함이 뒤따랐다. “다가오지 마! 이 놈을 죽이겠다!” 순발력 선주의 목을 잡고, 당장이라도 부러뜨릴 기세다. 피를 철철 흘리는 얼굴이 흉신악살과 같았다. 자신의 마지막 수작이 통하지 않는 것을 보고, 각오했던 죽음을 살고자 하는 발악으로 바꾼 모양이었다. “이것도 매찬가지다. 저 놈 말은 틀리지 않았어. 죽일 것이었으면 바로 죽였어야 했다.” 순발력 죽립인의 목소리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냉정함을 잃지 않고 틈을 본다. 그런 죽립인의 모습에 함산마두의 두 눈이 잔 떨림을 보였다. 순발력 “멈춰! 한 발작만 움직여도 죽이겠어!” 외침과 함께 선주의 목을 비튼다. 순발력 숨이 막힌 선주가 만면에 공포의 빛을 떠올렸다. 당장이라도 뛰어나갈 기세였던 죽립인이 흠칫 몸을 굳혔다. 순발력 이런 경우가 가장 만만치 않은 경우다. 인의도 법도도 지키지 않는 악인이란 이래서 무섭다. 싸워서 이기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으나, 관계없는 사람까지도 다칠 수 있는 것이다. 순발력 죽립인이 청풍에게 고개를 돌렸다. 죽립 밑으로 드러나는 턱선이 가볍게 움직였다. 내가 주의를 끌겠다. 그 사이에 손을 써라. 순발력 이심전심(以心傳心)있었다. 청풍은 죽립인의 의도를 단숨에 눈치 챌 수 있었다. 스르릉. 순발력 죽립인이 갑작스레 들고 있던 검을 검집으로 되돌렸다. 그러더니 품을 뒤져 길쭉한 물건 하나를 꺼낸다. 길쭉한 물건. 순발력 그것은 하나의 옥소(玉簫)였다. 이 인질극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한 자루 옥(玉) 피리다. 느닷없는 행동에 심상치 않음을 느낀 함산마두가 얼굴을 굳히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순발력 “무슨 수작을 하는 것이냐! 엉뚱한 짓거리를 하면 끝이야!” 끝이라고 엄포를 놓지만, 함산마두는 잘 알고 있다. 순발력 선주를 죽이는 즉시, 자신도 죽는다는 것을. 인질을 잡고 있는 지금, 최대한 거리를 벌려 도망치는 수밖에 없었다. 함산마두가 선주를 끌고 뒷걸음치며 쾌속정이 대어져 있는 곳을 향해 움직였다. 순발력 삐이이이이. 청아한 피리소리가 뱃전을 울린 것은 바로 그 때였다. 순발력 죽립 아래 옥소를 입에 물고 한 줄기 맑은 음을 내뿜는다. 영문을 알 수 없는 짓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다급해하는 함산마두도 예외는 아니라서 일순 죽립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찰라의 순간이었다. 순발력 죽립인의 옥소에서 내력의 충격파가 퍼져 나온 것은. 한 점을 목표로 뻗어나간 음파(音波)가 함산마두의 귓속을 파고들어 그의 심혼을 뒤흔든다. 청풍의 몸이 한 줄기 백선(白線)으로 화한 것과 동시에 벌어진 일이었다. 순발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