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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정◀ 나들이하기를좋아해, 공부고검술이고
이 무엇인지.” 경정 “모르겠소. 내게는 힘이 없소.” “의외로 솔직해. 듣던 것과 확실히 달라.” 경정 조홍이 이번에는 심화량을 돌아보았다. 심화량이 건네 주는 몇 장의 종이들. 조홍이 그 종이들을 훑어보며 말을 이었다. “늦어도 여섯 달, 이르면 그 전에 전 중원을 아우르는 무림맹이 열리지. 팔황의 존재는 이미 덮어두기엔 너무나도 커져 버렸어. 그 때 무림맹에서는 팔황의 재림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가 있을 것이다. 무슨 말인지 알겠나?” 경정 “그 때.......터뜨리라는 것이오?” “그렇다. 물론 그 전까지 터뜨릴만한 충분한 준비를 갖춰야 할 것이다. 지금 단심궤에 있는 자료만으로는 부족해.” 경정 장현걸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가 물었다. 경정 “.........그것이 전부요? 그럴 리가 없을 텐데.” “잘 아는 군.” 경정 빠르게 읽어 낸다. 장현걸, 그 지모만큼은 확실히 알아 줄 만 했다. 장현걸이 씁쓸한 미소를 지어냈다. 경정 “언제까지요? 내 목숨의 기한은?” “세 달.” 경정 역시나 그렇다. 세달, 세달이면 죽는다. 장현걸이 고개를 저었다. “세 달이라. 너무 짧은데.” “그 이상은 곤란하다. 그 이후에는 자네가 단심궤를 지녔다는 정보를 팔황에 흘릴 것이다. 그 이후로도 살아남으려면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거야.” 경정 “미끼가 되라는 말이오?” “미끼라기 보다는 낚시바늘이겠지.” 경정 “차라리 죽으라고 말하는 것이 낫겠군.” “대 개방의 후개가 단심맹에 죽어 준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큰 구실이 되지 않겠나?” 경정 농담이 아니다. 장현걸은 간담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경정 장현걸이 정말로 죽는다 해도 조홍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죽음을 구실삼아서라도 단심맹을 칠 생각이 틀림없었다. “.......지원을 없소?” 경정 “무엇에 대한 지원?” “이대로라면 한 달도 채 못 버틸 것 같은데.” 경정 “바랄 것을 바래야지. 그 지경에 이른 것도 따지고 보면 자네 잘못 아니었던가?” “........!” 경정 놀랄 것도 없다. 역시나 조홍은 알고 있었다. 경정 사면초가에 몰린 상황, 장현걸 자신이 자초한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어쩔 텐가. 지금은 자존심 따위를 생각할 때가 아니다. 장현걸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내가 그토록 빨리 죽는다면 조 공자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지 않겠소?” 경정 “뭘 모르는군.” “?” 경정 “단심궤를 넘긴 것은 자네 하나 뿐이 아니야.” “!!” 경정 장현걸의 눈이 커졌다. 완전히 잘못 짚었다. 경정 이들은 장현걸에게 그리 큰 희망을 걸고 있지 않았다. 죽어도 그만이라는 말은 그래서 할 수 있는 게다. 경정 당연하다면 당연할 수 있는 일. 이런 중대한 일을 그처럼 궁지에 몰린 한 사람에게 맡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장현걸은 스스로의 어리석음을 자책하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렇다면 왜 나요?” 경정 “우문(愚問)이다. 팽가의 망나니는 그런 이유 따위 상관하지도 않았어.” “내 말은 왜 당신들이 직접 나서지 않느냐는 것이오.” 경정 “왜 직접 나서지 않냐라.......” 조홍은 눈을 감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경정 그 때였다. 아래층으로부터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 것은. “직접 나서지 않는 것은 바로 이래서지.” 경정 챙! 채애앵! 조홍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병장기 소리가 들려 왔다. 경정 “장군! 심 대주님! 적습입니다! 조심하십시오!” 우렁찬 경호성이 밑에서부터 올라온다. 갑작스럽기 그지없는 변화였다. 경정 우당탕! 채애앵! 조홍이 눈을 뜨며 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경정 조금도 서두르지 않은 발걸음이다. 그가 한 쪽 벽에 세워져 있는 창 한 자루를 비껴들었다. 그가 문 앞에 섰을 때였다. 우지끈! 콰광! 경정 문짝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지며, 백색 문사복에 하얀 가면을 쓴 괴인들이 뛰쳐 들었다. “어딜!!” 경정 조홍의 손에서 군용(軍用) 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