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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는 말! 지금보다 더 흉(凶)하기도 어려우리라.” 청풍의 안색이 굳었다. 경정 스포츠 점복(占卜)이란 것은 본디 뭉뚱그려 해석하면 어디에나 들어맞기 마련이다. 허나 만통자의 이야기는 그 중에서도 핵심을 찌르고 있는 것 같다. 모든 면에서 최악인 나날들이지 않던가. 실로 이보다 나쁠 수도 없을 것 같았다. 경정 스포츠 “다만.” 산반을 굴려 본 만통자가 딱, 고개를 들더니 청풍의 얼굴을 한 번 훑었다. 단호한 목소리, 힘을 실으며 말을 이었다. 경정 스포츠 “다른 것이 더 있다. 왼쪽 광대뼈, 목기(木氣)가 엿보인다. 목기(木氣)는 곧 청룡. 갑인(甲寅)의 목신(木神)으로 춘삼월에 왕하는 길장(吉將)이다. 지득을 하면 보물을 얻게 되나, 지실응하면 물건을 잃게 된다. 서적과 재물에 운이 따르노니, 밝음 속에 정진하여 태음(太陰)을 몰아내라.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야 할 것이야.” 경정 스포츠 현기(眩氣)가 담겨지는 말이다. 이해할 수 있을 듯, 없을 듯. 경정 스포츠 아직까지도 늘어져 있는 청풍이 결국 고개를 흔들고 만다. ‘운수(運數). 흉사(凶事).......’ 경정 스포츠 모든 것이 명확하지 않다. 할 말도, 물어볼 말도 찾을 수가 없다. 복잡한 마음. 그대로 서 있던 청풍이 고개를 떨구며 침중한 얼굴에 어두움을 더했다. 경정 스포츠 그 때였다. 다가오는 기척. 경정 스포츠 나직하고 풍부한 목소리. “부불통지(無不通知) 만통 어르신께서, 또 무슨 바람이 부신 겝니까.” 경정 스포츠 심상치 않은 내력이 깃들어 있다. 천천히 고개를 든 청풍은 거기에 한 명의 헌앙한 젊은이를 발견한다. 이십 대 후반. 짙은 눈썹에 하얀 얼굴, 날카로운 눈빛이 인상적인 남자였다. 경정 스포츠 “어디서 무엇을 하든, 어린 거지 따위가 어찌 그 큰 뜻을 알리.” 거지라. 경정 스포츠 그러고 보니, 기워 입은 누더기다. 발도 맨발에 허리에 짤막한 몽둥이 하나. 옷차림을 분간하지 못하게 만들 정도로 뻗어 나오는 기세가 훌륭했다. “어리다니요. 내일 모레면 이립(而立)입니다.” 경정 스포츠 “이립? 논어(論語)의 위정(爲政) 편이라. 거지가 공맹(孔孟)을 들먹여 보았자 그 천품이 어디로 가는 것은 아니다.” “언제나처럼 말씀만큼은 기막히게 하시는군요. 그래 봤자 노선배도 기껏 사람 구경하러 다니시는 것뿐이지 않습니까. 어디 보자, 이번에는 누군가요. 흐음. 경정 스포츠 화산(華山) 보검(寶劍)의 주인이라........어라? 그가 화산에도 손을 뻗쳤답니까?” 자신을 안다? 경정 스포츠 이제는 놀랄 것도 없다. 사람을 앞에 두고 거침없이 훑어 내리는 시선, 무례한 태도에 범상치 않은 인물임에도 별반 감흥이 생기지 않는다. 경계심이든 분노든, 가질만한 기력조차 없었던 것이다. 경정 스포츠 “아직 그의 눈이 닿을만한 수준이 아니다. 하지만, 함부로 이야기하지 말라, 어린 거지야. 너도 그의 관심 밖인 것은 매한가지야.” “하하, 그도 그렇군요.” 경정 스포츠 호탕하게 웃어넘기고는 몸을 돌려 청풍을 바라본다. 포권을 취하는 모습, 차림새야 어떻든 거지라고 봐 주기가 힘들었다. 경정 스포츠 “순서가 좀 바뀌었는데, 제 소개를 드리지요. 개방의 장현걸입니다. 이제나 저제나, 방주 은퇴만 눈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개방의 입담은 험하기로 유명하다. 경정 스포츠 방주를 마구 거론 하는 것도 별반 놀랄 일은 아닌 바, 청풍은 마지못한 얼굴로 포권을 취했다. “화산파, 청풍입니다.” 경정 스포츠 “기운이 없어 보이시는군요. 백호보검이 손에 안 맞으시기라도 하는 겁니까.” “.........” 경정 스포츠 점 점 더. “그래서는 안 되죠. 나는 거기에 흥미가 많습니다. 네 개 전부.” 경정 스포츠 감았다 뜨는 청풍의 눈에 비로소 한 줄기 빛이 번뜩였다. 사방신검. 경정 스포츠 전부 알고 있는가. 이 젊은 개방도(?幇道)는 확실히 비범하다. 개방의 정보력이야 알아주는 바이지만, 이 정도까지 파악하고 있다는 것. 이것은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고 그냥 넘길 경정 스포츠 문제가 아니었다. “개방도에 보물, 고리정분(藁履丁粉)이라 짚신에 분(粉)을 바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보물에는 인연이 있는 법이거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