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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승식◀ 마랑트 강을건넌 가나트가 일단의 병
혼란만이 가득할 뿐이었다. 재회는 갑작스럽게 이루어졌다. 갈대 바람이 불어오는 강변, 선착장이 먼 곳에 보이는 장소다. 일순간 청풍은 온 몸을 엄습하는 강렬한 기파를 느끼고 매한옥을 불러 세우며 몸을 돌렸다. 이 느낌. ‘고수다!’ 청풍은 내력을 한껏 끌어 올렸다. 삼복승식 선자불래(善者不來) 래자불선(來者不善)이라, 이렇게 한적한 곳으로 고수가 찾아온다면 그것은 십중팔구 적(敵)이다. 갈대가 절로 갈라질 것만 같은 기운(氣運). 삼복승식 이런 기파를 알아채지 못한다면 무인(武人)이 아니다. 매한옥도 금새 얼굴을 굳히며 내력을 일으킨다. 강한 자들, 하나 둘이 아니었다. ‘이들은.......!’ 삼복승식 마침내 갈대 숲을 헤치고 낮은 언덕을 너머 온다. 청풍은 그들을 단숨에 알아보고 두 눈을 크게 떴다. 삼복승식 눈에 익은 복장이다. 석가장에서 보았던 자들. 삼복승식 흠검단이었다. ‘숭무련.......!’ 삼복승식 자연히 숭무련의 이름을 떠올린다. 또한 숭무련을 생각하면 필연적으로 이르게 되는 한 여인의 이름이 있다. 삼복승식 서영령. 항상 머리 속에 있었던 그녀다. 삼복승식 그리고 청풍은 보았다. 흠검단 검사들 뒤쪽으로부터 흘러오는 강바람을 따라 나타나는 한 여인을. 삼복승식 이름을 떠올리자 거짓말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서영령, 그녀다. 삼복승식 그녀가 거기에 있었다. “령......매.......!” 삼복승식 신음성처럼 입가에 맴도는 이름이었지만, 그녀는 그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 것 같았다. 그녀는 그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무표정한 얼굴로 걸어올 뿐이다. 삼복승식 “오랜만이군.” 말을 잇지 못하는 청풍의 귓전으로 한 줄기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삼복승식 그녀의 것은 아니다. 조신량의 목소리였다. 삼복승식 “.......” 간만이라 말하고 있지만 조신량의 얼굴에서는 반가움의 감정을 조금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삼복승식 당연할 일이랄까. 그들은 청풍을 추궁하기 위해 왔고, 그 추궁한 결과에 따라 청풍을 죽이기 위하여 여기에 있다. 오랜만이라 말한 것은 그야말로 표면적인 의미일 뿐, 그 이상도 삼복승식 이하도 아니었다. “왜 찾아 왔는지는 알고 있겠지.” 삼복승식 조신량의 말은 차분한 가운데 날카로운 기운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청풍은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삼복승식 오직 서영령에 집중되어 있는 시선. 청풍의 정신은 그녀 이외의 어떤 것도 받아들일 여유가 없었던 까닭이다. 삼복승식 ‘왜.......’ 들끊는 마음이었다. 삼복승식 왜 찾아 왔느냐, 어떻게 여기에 왔느냐는 도리어 청풍이 물어야 할 질문 같았다. “말없이 싸우겠다는 생각이냐.” 삼복승식 청풍에게서 아무런 대답이 나오지 않자, 조신량이 미간을 좁히며 검자루에 손을 올렸다. 대답이 없는 것을 임전(臨戰)의 뜻으로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삼복승식 다짜고짜 검을 들고 다가오니 이쪽에서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청풍의 옆에 있던 매한옥이 걸어 나오며 마주 검을 잡았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안하무인이로군. 실례라 생각지 않나?” 삼복승식 그렇다. 청풍은 이제 혼자가 아니었다. 삼복승식 조신량의 앞으로 걸어 나오는데, 삼엄한 검기(劍氣)가 절로 일어난다. 매화옥검 매한옥의 진면목이었다. “이 쪽으로 치자면 그다지 예의를 갖출 상황이 아니지. 구면(舊面)인 것 같은데. 어디서 보았던가?” 삼복승식 조신량의 어투는 무척이나 도발적이었다. 본 적은 있지만 누군지는 기억에 없다는 말이다. 삼복승식 무인이란 검의 깊이로 기억되는 법, 보고서 기억조차 못한다고 한다면 다분히 모욕적인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매한옥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삼복승식 그는 고수다. 무공에서뿐이 아니라, 말을 받는 것에 있어서도 충분히 강했다. “구면이었다니, 나는 전혀 모르겠다.” 삼복승식 조신량의 눈에 기광이 번쩍였다. 되로 주고 말로 받은 격이다. 조신량은 비로소 매한옥이 가볍게 볼 상대가 아님을 깨달았다. 삼복승식 이 나이에 이 기도. 게다가 전혀 물러나지 않는 배포까지 갖추었다. 청풍에 가려서 눈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