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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천지◀ 눈여겨보다가 자신의 기사단에 들어오
러뜨리며 그것과 함께 땅바닥을 뒹구는 홍안귀다. 릴천지 “말을 하려면 상대를 봐 가면서 해야지요.” 싸늘하게 내려앉는 그녀의 목소리. 릴천지 그토록 경우 없던 홍안귀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 초라해진 몰골로 일어나지 못하는 무인 하나만이 거기에 있을 뿐이었다. 쿵! 릴천지 일곱 명 째. 쓰러지는 자를 지나 서영령을 향해 발길을 돌리는 청풍의 모습은 사납다고까지 느껴질 정도다. 아직도 쭈뼛 쭈뼛 서 있는 무인들이 세 명이나 있었지만, 릴천지 더 이상 달려들지 못했다. 급격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청풍이다. 릴천지 그의 모습에서 다소의 위화감을 지니게 된 서영령이었지만, 그렇다고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 생각했다. 이 정도는 해 줘야 한다. 릴천지 강호를 살아가는 무인이라면. 힘을 보여주어야 굽히는 자들이 있는 이상, 필요할 때 충분히 폭력적일 수 있어야 도산검림 풍진강호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법이었다. 릴천지 “가요.” 쓰러진 무인들을 뒤로 한 채, 객잔을 나서는 두 사람이다. 릴천지 백호검을 노리는 무리들. 또 있다. 릴천지 어찌 알고 왔는지. 어느새 이 객잔 바깥에는 또 한 무리의 무인들이 몰려와 있었던 것이다. 릴천지 “늙은 거지 놈의 이야기가 맞는군. 보검(寶劍)을 지닌 년 놈들이 틀림없으렷다.” 릴천지 거지. 방금 전 객잔 안에서도 그랬다. 릴천지 이 마을에 난데없이 몰려들어 온 무인들. 사람들의 이목을 피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리도 쉽게 그들을 발견하고 알아본다는 것, 이상하게 생각될 수밖에 없다. 무엇인가 내막이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릴천지 “물건에는 항상 올바른 주인이 있는 법이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어디한번 꺼내 놓아 보아라!” 다짜고짜 달려드는 자. 릴천지 소부(小斧) 하나를 꺼내들며 흉흉한 기세로 짓쳐든다. 백주의 대낮. 모여 있던 무인들은 모두 여덟 명, 안 그래도 험악한 인상들인데, 병장기까지 휘두르고 있으니, 거기를 오가는 사람들 모두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기 릴천지 시작했다. 텅! 릴천지 청풍의 신형이 앞으로 나아갔다. 크게 원(圓)을 그리는 소부다. 그 안에 실린 속도와 내력. 충분하지 못했다. 오히려 이 안 객잔의 놈들보다 약한 자. 릴천지 과감하게 안쪽으로 파고들어 태을미리장을 전개했다. 백호검을 뽑아들 필요조차 없는 것이다. 퍼엉! 릴천지 튕겨나가는 거한의 신체를 타고 넘어, 다시금 금강호보를 전개했다. 어차피 백호검을 탐내고 온 이들이라면, 굳이 말을 섞어야 할 이유가 없다. 릴천지 문답무용. 그럴 바엔 청풍 쪽에서 먼저 손을 쓰는 편이 나은 것이다. 릴천지 촤르륵. 한 쪽에서 들리는 소리. 돌아본 그곳에는 얇은 쇠사슬 끝에 강추를 매달아 놓은, 변형된 유성추(流星錘) 하나를 들고 있는 이가 있었다. 릴천지 “조심!” 서영령의 목소리가 들리고. 릴천지 쐐애애액! 하늘을 나는 유성추로부터 거센 파공음이 터져 나왔다. 굉장한 경력. 호보를 펼쳐 몸을 옆으로 빼고서는 상대를 향해 빠른 속도로 전진을 감행했다. 릴천지 피이잉! 스쳐가는 공기에 일순간 두 귀기 멍멍할 정도다. 릴천지 근접하여 쳐 내는 태을미리장. 순식간에 회수해 오는 유성추가 그의 손을 노리고 민활한 움직임을 보였다. 릴천지 ‘고수!’ 이 자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릴천지 객잔에 있었던 무인들과는 몇 수 이상의 차이가 난다. 태을미리장만으로 상대할 자가 아니었다. 치리링! 큐웅! 릴천지 뽑혀져 나오는 백호검에 여름 태양의 광채가 빛을 발했다. 눈부신 출수다. 릴천지 그 검날에 걸려들면 제 아무리 살아 움직이는 듯한 쇠사슬이라도 단번에 끊어지리라. 유성추가 나선으로 회전하며 금강탄 검격을 피해내고, 단숨에 궤도를 바꾸어 청풍의 등 쪽 요혈을 노려왔다. 등 뒤로 날아드는 강추의 흐름이 저절로 느껴진다. 청풍은 등 뒤에 눈이라도 달린 듯, 스르르 몸을 피하며 보이지 않는 릴천지 사각에서의 공격을 가볍게 비껴냈다. 여섯 검집의 착검 수련으로 얻은 감각이었다. 차르륵! 쐐액! 릴천지 옆으로 돌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