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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 보면 어느새 하루해가 저무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만큼 미사리경정장 은 단사유가 곁에 없다는 사실을 잊을 수 있었다. 미사리경정장 "차라도 한 잔 끓여야겠구나." 그녀는 찻주전자를 찾기 위해 주방 쪽으로 향했다. 그 순간 그녀의 미사리경정장 눈에 이채가 어렸다. 창밖으로 누군가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미사리경정장 석양에 그림자를 길게 늘이고 다가오는 늘씬한 교구의 여인, 유난히 도 하얀 옷이 너무나 잘 어울려 보였다. 미사리경정장 소호가 알기로 저런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은 철무련에 오직 한 명밖 에 존재하지 않았다. 미사리경정장 "한... 상아." 미사리경정장 직접 대면한 적은 없지만 왠지 그녀라는 느낌이 들었다. "찻잔을 더 준비해야겠구나." 미사리경정장 그녀는 조용히 중얼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미사리경정장 두 여인은 마주 보며 탁자에 앉았다. 그녀들 사이에는 조그만 화로 미사리경정장 가 놓여 있었고, 화로 위의 주전자에서는 조용히 물이 끓어오르고 있 었다. 미사리경정장 소호는 물이 어느 정도 끓어오르자 찻잎을 넣고 우려냈다. 미사리경정장 쪼르륵! 그녀는 우선 한상아의 찻잔에 찻물을 따라 주고 자신의 찻잔에도 한 미사리경정장 잔을 따랐다. 한상아가 찻잔을 잡으며 담담히 입을 열었다. 미사리경정장 "고마워요." "별말씀을요." 미사리경정장 두 여인은 별다른 말없이 찻잔을 들어 한 모금씩 마셨다. 미사리경정장 "향이 아주 좋군요. 벽라춘인가요?" "네. 즐겨 마신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준비해 봤어요. 입맛에 맞으려 미사리경정장 나 모르겠네요." "아주 좋아요." 미사리경정장 한상아의 입가에 그윽한 미소가 어렸다. 미사리경정장 동정산 벽록봉 아래에서 난다고 해 벽라춘이라는 이름이 붙은 차였 다. 상품은 과일 향기와 신선한 맛을 지니고 있어 한상아도 즐겨 마시 미사리경정장 는 차였다. 어느새 소호는 그녀의 취향을 파악해 벽라춘을 내온 것이 다. 미사리경정장 한동안 그녀들은 말없이 벽라춘을 즐겼다. 미사리경정장 소호는 한상아가 왜 찾아왔는지 묻지 않았고, 한상아는 자신이 왜 이곳에 왔는지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묘한 공감대가 형 미사리경정장 성된 듯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차를 마셨다. 미사리경정장 문득 소호가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 언니라고 부를게요." 미사리경정장 "초면에 그래도 되겠어?" "남 같지가 않아서 그래요. 기억을 잃었다 들었는데..." 미사리경정장 "찾았어. 모든 것이 갑자기 기억나 버렸지." 미사리경정장 한상아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반말이 흘러나왔다. 하나 소호는 그녀 의 반말이 추호도 거슬리지 않았다. 마치 예전부터 그래 왔던 것처럼 미사리경정장 그녀의 음성이 정겹게 느껴졌다. 어느새 그녀들의 입에서는 고려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미사리경정장 "기연이 있었나 보네요." 미사리경정장 "왜 그렇게 생각하지?" 미사리경정장 "이야기로 듣던 것보다 훨신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에요. 이래 봬도 제가 안목이 있다는 소리를 좀 듣거든요." 미사리경정장 "동생이라면 충분히 그럴 거라 생각해. 맞아. 우연한 기회에 기억도 찾았고, 무예도 벽을 깨고 진보를 했지." 미사리경정장 "축하해요." 미사리경정장 소호가 방긋 웃으며 말하자 한상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미사리경정장 "그런데 어떡하죠? 오라버니는 지금 안 계신데." 미사리경정장 "알고 있어. 하지만 오고 싶었어." 미사리경정장 "왜요?" "보고 싶었으니까. 아버지의 무예를 이어받은 그 사람도 보고 싶었 미사리경정장 고, 그 사람과 같이 있는 너도 보고 싶었고... 그냥 보고 싶었어." "저도 보고 싶었어요." 미사리경정장 소호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미사리경정장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마치 저무는 석양빛이 그녀의 주위에 머무는 것처럼 은은한 광채가 빛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미사리경정장 굳이 스승의 딸이 아니더라도 이 정도면 단사유가 충분히 반할 만
